문화생활/드라마&영화&공연

고백부부 - 드라마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

영성블 2018. 3. 21. 16:01

나는 사람들의 꿈과 마음을 연구하고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변 사람들의 삶 뿐 아니라 화제가 되는 드라마에 대해서도 관심이 아주 많다. 학부 시절 한 교수님께서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유심히 들어보라'고도 하셨을만큼,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이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드라마 또한 심리 공부에 아주 좋은 교재이다.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 그들의 고민,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 관계의 역동성에 대해 간접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드라마의 구성이나 연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심리,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이번에 나의 인생드라마로 등극한 고백부부를 보면서도 많은 것을 느꼈고 배웠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서 분석한 결과, '고백부부'는 TV화제성 3주 연속 1위를 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드라마였다. 처음에는 "예능 드라마"라고 되어 있어서 결혼 생활에 대한 현실을 코믹하게 표현한 드라마인 줄 알았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드라마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고백부부 기획의도]



드라마 속에서 마진주와 최반도는 현재의 부부 관계가 악화되기까지 여러 차례 오해가 쌓인 사건들이 있었다. 그때그때 해결했어야 하는데, 덮어두었기 때문에 갈등은 더욱 쌓이게 되었다.

관계의 문제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의도였지만 상대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을 수 있고, 그것이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 자체보다는,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오랜 시간 함께 했어도, '대화'하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과 의도와 태도를 알 수 없다. 우리 부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사소한 것이라도 꼭 대화하자."고 약속했다.

마진주가 과거로 돌아가 "엄마와의 이별"을 했던 것도 인상깊었다. 나도 엄마가 갑작스레 돌아가셨기에, 마진주에게 깊은 감정이입과 공감을 했다. 마진주가 과거로 돌아가 엄마와의 이별을 하는 장면을 통해, 해결되지 않았던 나의 욕구들이 어느 정도 간접 해소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진주의 엄마가 마진주에게 해주는 말들이, 마치 우리 엄마가 나에게 해주는 말들 같아서.. 마음이 먹먹하기도, 따뜻하기도 했다!


나는 내담자/고객의 고민이나 어려움을 다룰 때, 과거의 경험보다는 미래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그러나 때로는 '과거'를 다루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과거에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그대로 두면 자신의 삶뿐 아니라 다른 관계에서도 불쑥 튀어나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특히, 가장 소중한 관계에서 문제가 될 때가 많다. 해결해야 할 과거의 문제가 있다면, 이제는 덮어두기보다는 용기있게 꺼내서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익숙해졌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었다면, 과거의 어떤 경험이 후회가 된다면,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과거의 선택은,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